(출처: FIFA 공식 홈페이지)
지난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은 기대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대회전만 해도 3전 전패라는 말이 많았던 대회였지만,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죽음의 F조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리며 역사상 독일의 첫 조별리그 탈락을 이끌어냈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하여, 주전 선수부터 후보 선수까지, 약 한 달여 전이었던 지난 월드컵은 진정한 원팀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러시아 월드컵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 축구가 살아있음을 알게 해줬고, 더욱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 축구에 관심을 갖게 해줬다.
이제 다음 국제 대회인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아시안게임은 U-23이라는 나이 제한과, 병역이라는 특수한 문제가 걸린 대회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월드컵 멤버가 아니며, 일반적인 국민들이 느끼기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유독 유명한 선수들이 많다. 월드컵 멤버였던 조현우,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를 포함하여, 국가대표 수비수인 김민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황의조, U-20 월드컵 멤버들 등 모든 포지션을 걸쳐서 유명 선수들이 배치돼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출처: nbcsports)
유명 선수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와일드카드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같은 U-23 선수들과 와일드카드로 구성되는 대회의 경우, 매번 크고, 작은 와일드카드 논란이 있어왔다. 최근 가장 논란이었던 대회는 2012 런던 올림픽으로, 박주영의 발탁을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당시 아스날에서 완벽하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에도 못 앉는 박주영의 폼에 대한 우려와 병역 논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역시 와일드카드 발탁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작게는 조현우의 발탁부터, 크게는 황의조의 발탁까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현재도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때문에 필자는 이번 와일드카드 3인방에 대한 필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손흥민
필자가 보기에 손흥민의 발탁을 두고, 큰 논란거리가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손흥민에 대한 언급은 깊게 하지 않겠다. 손흥민이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인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또한 토트넘에서 활약한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EPL 탑급 선수인 것 또한 분명하다. 병역 문제를 빼고 보더라도, 만약 아시안게임이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같은, 구단이 무조건 선수 차출을 허용해줘야 하는 공식적인 A매치라면, 손흥민의 차출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때문이다. 병역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 손흥민의 존재는 대표팀의 우승 도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손흥민(26) (출처: KFA)
2. 조현우
사실 러시아 월드컵 이전까진 아무도 골키퍼 와일드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미 강현무, 송범근이라는 걸출한 자원이 버티고 있었고, 이 둘을 제외하더라도 이태희, 박대한 등 다양한 골키퍼 유망주 자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자 상황은 달라졌다. 조현우의 선방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고, 조현우에게 관심을 보이는 유럽팀들 또한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 과정에서 조현우의 군문제가 거론됐고, 갑작스럽게 조현우의 와일드카드 발탁이 고려되기 시작했다. 여론은 조현우의 발탁을 원했고 월드컵에서 본 조현우의 너무나도 안정적인 선방 능력은 김학범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골키퍼들 좋은 자원이긴 하나 공격적인 축구를 위해, 더욱 배후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성을 느낀 김학범 감독은 결국 조현우를 선택했다. 물론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됨으로 해서 대표팀에 여러 이점들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경기도중 팀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 형성에 기여할 수 있고, 국제 무대 결과로 볼 때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낌으로 해서 강현무, 송범근에 비해 골문에서 더욱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이점이다.
조현우(26) (출처: sohu)
그러나 필자는 조현우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비난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골키퍼 포지션은 와일드카드를 발탁할 정도로, 불안하거나 필요한 포지션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조현우가 발탁되면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강현무의 예를 들자면,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아시안컵에서 골문을 틀어막으며 심각한 경기력 속에서 빛을 바랐고, 올 시즌에는 K리그 전 경기에 출장하며 완전한 포항의 '닥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총 19경기 21실점, 경기당 1.11이라는 실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고,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조현우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경험 면에서는 조현우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강현무지만, 조현우의 버금가는 골키퍼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때문에 "와일드카드를 골키퍼가 아닌, 부족한 타 포지션에 사용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강현무(23) (출처: KFA)
3. 황의조
이번 와일드카드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선수이다. ①"과거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과 함께했다.", ②"석현준이라는 걸출한 유럽파 공격수가 있는데 왜 황의조인가?", ③"차라리 부족한 포지션인 풀백, 윙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뽑지." 등 다양한 비난,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선수 발탁을 두고 전혀 잡음이 없는 선수는 없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의견을 내는 사람들 또한 다들 생각을 갖고 있고, 축구라는 스포츠는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맞다고도, 틀리다고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과 비판은 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나오는 말인 건 확실하다. 대표팀에 아예 관심이 없다면 누굴 발탁하든, 성적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황의조에 대해 이야기하면 필자는 황의조 발탁을 두고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의상 앞에 있는 것부터 번호를 매겨 앞서 언급한 질문들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1번의 경우에서 인맥 논란이 생기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과거 김학범 감독이 성남의 감독으로 재임 중이던 시절, 황의조는당시 성남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사제관계가 성립됐다. 또한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를 중용했고, 황의조 또한 김학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상당한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선수를 그런 시선으로 본다면, 이번 발탁에서 자유로운 선수는 없을 것이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306950&memberNo=36977025&vType=VERTICAL
이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든 선수들이, 심지어 외국인 선수까지 김학범 감독과 연관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의조(25) (출처: KFA)
2번의 경우에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바로 석현준과 김신욱의 대결이었다. 이번에는 석현준과 황의조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활약하는 리그의 차이는 있겠지만, 황의조와 석현준 모두 와일드카드에 거론될만한 기량을 가진 공격수인 건 분명하다.
FC 포르투와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의 부진을 뒤로하고 지난 시즌 프랑스 트루아에 입성한 석현준은 시즌 초반부터 13경기 5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부상 이후 13경기 1득점에 그쳤고, 대부분의 경기를 교체로 출전하며 팀 내 입지가 줄어든 게 명백하게 보였다. 결국 총 26경기 6득점을 기록했고, 경기당 슈팅 1.2회라는 다소 부진한 경기력을 펼쳤다.
석현준(27) (출처: KFA)
황의조의 경우에는 앞서 엔트리 분석 4편에서 소개했듯이 올 시즌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에서 8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3위를 기록 중이고, YBC 르뱅컵(J리그컵)에서는 5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올라있다. 16위에 위치하며 강등 경쟁을 하고 있는 감바 오사카에서 황의조는 올 시즌 총합(리그, YBC 르뱅컵) 23경기 1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잔류 경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활약하는 리그의 차이는 있다. 프랑스 리그앙과 J리그의 차이이기 때문에 석현준은 황의조에 비해 상위리그에 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파인 현재 석현준은 비시즌 중이며, 반면에 황의조의 경우 한창 시즌 중이기 때문에 현재 폼은 황의조가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선수 차출적인 면에서도 황의조의 경우가 빠른 시일 내에 합류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석현준의 경우, 계약 조건상에 아시안게임 출전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거리 비행을 거쳐 합류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첫 경기부터 제 컨디션으로 활약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이는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같은 다른 유럽파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김학범 감독은 조별 리그부터 합류와 활용이 불투명한 유럽파 공격진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실제로 기자회견에서 나상호 혼자 조별 리그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황의조를 발탁한 면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학범(58) (출처: KFA)
3번의 경우에는 필자도 크게 공감하는 내용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전문 윙백, 풀백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선수들이 윙백과 풀백을 겸하며,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를 소화하는 선수들로 구성돼있다. 물론 최근 풀백과 윙백이 국가대표에서도 기근인 포지션이긴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경우엔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은 "사이드백을 와일드카드로 뽑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고, 현재 마땅히 뽑을만한 사이드백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물론 병역 문제는 부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해서는 안 되겠지만 대회의 중요도가 타 대회에 비해 낮을뿐더러 피파가 정한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병역이 걸려있지 않다면 대부분의 구단들이 차출을 거부하고, 선수들도 참가할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즉 병역이 면제되지 않고, 전력에 도움이 되는 사이드백을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그러한 조건을 가진 선수는 드물다. 그나마 이번 월드컵에 출전했던 홍철과 김민우가 이에 해당하지만, 홍철의 경우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이고, 김민우는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볼 때 아직 멘탈적인 부분이 우려된다. 물론 박이영 같은 선수들도 거론되고는 있지만, 기량을 점검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확답을 내리긴 힘들다.
김민우(28) (출처: KFA)
사이드백 이외에도, 약한 포지션으로 거론되는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이승모와 장윤호가 버티고 있긴 하지만, 올 시즌 출장 경기 수로 볼 때 폼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윤호의 경우 현재 리그 단 5경기만 출전했으며, 이승모는 팀 내 경쟁에서 밀리며 광주로 임대를 떠나 이제 막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이다. 필자의 경우도 장윤호와 이승모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란 건 알지만, 다소 폼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때문에 현재 아산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주세종이나, 이명주 같은 자원들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는 건 어땠을까 싶다." 다만 필자는 공격자원이 아닌 골키퍼 자원의 와일드카드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으면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골키퍼 자원은 다소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의견을 밝혀도, 대중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개개인의 생각일 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독의 생각이다. 한 예로 박주영의 발탁을 이야기하고 싶다. 홍명보호의 경우 두 번의 박주영 발탁 논란이 있었다. 한 번은 런던 올림픽, 또 하나는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박주영의 발탁을 두고 폼에 대한 우려와 병역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발탁했고,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일본과의 경기에서 '박시탈' 역할을 해내며 동메달을 따냈다. 그에 반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박주영 총 115분 12초를 소화하고도, 단 13km의 활동량과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볼 때 큰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대표팀은 1무 2패를 기록하며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 탈락했고, 홍명보 감독은 많은 논란 끝에 사퇴했다.
박주영(33) (출처: KFA)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결국 발탁한 선수가 어떻든, 발탁한 배경이 어떻든 모든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아직 아시안게임이 개막하지도 않았고, 와일드카드 3인방은 경기를 뛰지도 않았다. 섣부른 비난과 비판은 아직 이른 시점이다. 모든 과정이 끝난 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결과에 다가가는 과정이 좋지 않았을 때, 그때 비난, 비판해도 늦지 않는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그랬듯이, 현재는 비난과 비판보다는, 대표팀을 위한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이 맘에 안 드는 선수가 발탁됐다 하더라도, 그 선수는 우리 대한민국 선수, 아들이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이다.
독일전 선발 명단 (출처: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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